나비girl 2014. 6. 18. 16:20


♬ 오스카


더디게 흐르는 어두운 시간
한밤중에 강가에서
더할수 없이 한가롭고 지루한 이야기 들려줘 오스카
떨림, 기타줄, 한숨
부드러운 달밤이 차면 허물을 남겨요
그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락을 맞춰요 나의 운율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다 두 눈이 멀었어요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 사람들은
모두 다 마음을 다쳤네

이리와 내 예쁜 고양이야
주인 없는 노래들이 시작되면
그대의 숨결이 음악을 자아내면
아아 나 조금 어지러워

이리와 내 예쁜 고양이야
낱말이 도무지 필요하지 않아
그대는 살금살금 지나며 들려주네
그 서글픈 왈츠

그리고 너의 착한 이마에
소리내 입을 맞춰야지
다정한 밤이 몰래 등뒤로 걸어오는 소리를 들어
달빛이 달아나도록

이리와 내 예쁜 고양이야
주인 엇는 노래들이 시작되면
그대의 숨결이 음악을 자아내면
아아 나 조금 어지러워

이리와 내 예쁜 고양이야
낱말이 도무지 필요하지 않아
그대는 살금살금 지나며 들려주네
그 서글픈 왈츠



로르카와 보들레르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노래

 ‘오스카’의 의미가 너무나 궁금해서

결국 보들레르의 시를 직접 찾아보았다.


<고양이> 보들레르

이리 오너라, 내 귀여운 나비야,
사랑하는 이 내 가슴에 발톱일랑 감추고
금속과 마노가 뒤섞인 아름다운 네 눈 속에
나를 푹 파묻게 해 다오.

너의 머리와 부드러운 등을 내 손가락으로
한가로이 어루만질 때에
전율하는 너의 몸을 만지는 즐거움에
내 손이 도취할 때에

나는 내 마음 속의 아내를 그려 보네.
그녀의 눈매는 사랑스런 짐승
너의 눈처럼 아늑하고 차가워
투창처럼 자르고 뚫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미묘한 숨소리, 변덕스런 향기
그 갈색 육체를 감도는구나.


절묘하게 가사 안에 구성한 이야기.

역시 세계의 문학작품들을 노래화하는 루시아의 작곡능력은 누구도 따라하지 못한다.

정말 독창적이고 부러운 능력이다.


더욱 신기한건 이 노래들이 너무 억지스럽거나 맞추어진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면서도 아주 가볍지 않은 가사들이

너무 좋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