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전당 - 윤동주

나비girl 2017. 2. 2. 15:29


사랑의 전당


순아 너는 내 전에 언제 들어왔던 것이냐?

내사 언제 네전에 들어갔던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은

고풍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


순아 암사슴처럼 수정 눈을 내려 감아라.

난 사자처럼 엉클림 머리를 고르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청춘!

성스런 촛대에 열한 불이 꺼지기 전

순아 너는 앞문으로 내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창에 부닥치기 전

나는 영원한 사랑을 안은 채

뒷문으로 멀리 사라지련다.


이제 네게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가 있고,

내게는 준험한 산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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